불의의 사고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1년가까이 와병하시다 돌아가셨지만 애석하게도 돌아가시던 그순간까지 의식은 없으셨다.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는 재산으로서의 가치도 없는 500평 남짓의 시골땅
그래도 그곳에 모실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19년이 지났다.
공교롭게도 작년에 멧돼지가 묘를 건드려서 마음이 쓰렸다.
이런저런 고민끝에 올해 아버지의 묘를 납골공원으로 이장하기로 결심했다.
납골공원으로 모시기위해 이런저런 준비를 하는과정에
아버지께서 살아계신동안 제대로된 가족사진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납골묘에 비치할만한 가족사진을 찾느라 오랜만에 사진첩을 뒤적거리니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던 오래전의 기억이 각인된다.
젊었던 시절의 부모님사진을 보며 우리가 참 오랬동안 잊고 살았구나 싶었다.
돌아가신지 19년 되신 아버지를 그동안은 막연히 기억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19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아버지를 기억하게 됐다는 사실에 마음이 먹먹하다.
그시절 우리가족은 꽤나 가난했다.
지금이라고 많이 좋아진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앞가림은 하는 정도라 현재에 나름 만족하고 산다.
그렇기에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안락한 요즘을 같이 영위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상념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