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먼저 밝혀두지만
1. 나는 개를 먹지 않는다.(과거에 먹어본 적도 없다.)
2. 그리고 앞으로도 개를 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3. 그렇다고 다른사람에게 개를 먹으라고 강요할 생각도 없다.
나는 개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점을 먼저 밝혀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대한민국사람들이 즐겨먹는 식품(?) 중 하나인 개고기(단고기, 사철탕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는
유독 여름철에 즐겨먹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개고기 식용에 대한 비판이 여름에 집중되는 것 같다.
특히 얼마전에 사회고발프로그램에 개고기유통실태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와 난리가 났던 적이 있다.
이문제에 대해서 여러가지 반응이 있는데 나같이 개를 좋아하고 개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오류중의 하나가
개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개고기 반대론자 들이 주로 하는 주장의 논지는
1)개는 특별하다.
2)외국인에게 보여주기 부끄럽다.
3)개 도축의 잔인성을 알면 결코 개를 먹을 수 없다.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1)개는 특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설명해본다면 개는 인간과 매우 특별한 교감을 나누는 [인간의 친구]이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주로 하곤한다.
인간에게 충성하고 인간을 따르고 때로는 인간을 위해서 희생하고...
이런 관점은 상당히 이중적일 수 밖에 없다. 아니 사실 개고기반대논쟁이 상당히 이중적일 수 밖에 없다.
개(犬)에 대한 정의가 개인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1)그래서 개는 특별한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딱히 답이 없다. 누군가에게 개는 매우 특별한 가족과 같은 존재일 것 이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더운여름을 잊게해주는 고마운 보양식일 수 도 있다.
개라는 특정한 동물군을 특별하게 대해야하는 개연성은 사실 찾기 어렵다.
개를 특별하게 대하려는 특정인간들의 노력을 보면 소를 숭배하는 힌두교의 신성함마저도 느낄 수 있을 지경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개는 특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개의 특별함을 논하기 위해서는 개보다 못한 동물들의 특별하지 못함을
증명해야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개,소,돼지,닭 등의 우리가 주위에서 흔하게 접하고 먹을 수 있는 동물들과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적어도 나로서는 개를 다른 동물들과 비교한다면 특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의 충성, 사랑스러움, 성실함등의 덕목은 다른동물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물들에게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없다면 그저 그동물들에게 인간의 친구가 될 기회를 주지않았기 때문이며
개가 특별한 이유는 개,돼지,닭등과는 달리 집안에서 기를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됐기 때문일 것 이다.
물론 인간이 자신의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인간,동물(개),사물에 감정을 이입하기 좋아하는 나약한 존재이기는 하지만...
2)외국인에게 보여주기 부끄럽다. 라는 말을 들을때 마다 심히 쪽팔리기 그지없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외국인 컴플랙스랄까? 외국(특히나 선진국)에서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그저 쫒아가기 바쁘고 따라하기
바쁘고 그들에게 좋은 것이 우리에게도 좋다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려울 텐데...
특히나 개고기와 관련된 문화적 특성(개고기 반대론자들은 이런 문화적 특성을 매우 저급한 것으로 치부하려는 특징도 있다.)
을 무시하려는 습성은 곱게 봐주기 어렵다. 물론... 문화적 특성이라고 무조건 고수해야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들의 기준에서 타인을 판단하는 저급한 습성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볼때 마다 느끼는 쪽팔림이란...
(개고기 먹는 것이 저급하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다.)
우리의 특성과는 관계가 없는 타인의 말을 주워섬기는 꼴이라니... (선진국에 대한 일종의 컴플랙스가 아닐까 한다.)
3)개도축의 잔인성을 알면 결코 개를 먹을 수 없을 것 이다. 라는 주장...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만약 채식주의자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본인이 얼마나 바보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지... 부끄러워 해야한다.
개를 잡는 장면... 매우 잔인하다. 그건 사실이다. 대부분의 보편적인 정서를 가진 인간들이 개를 잡는 장면을 봤을때 거부감을
가지는 것은 정상이다.
그.러.나
개를 잡을때만 잔인한 것은 아니다. 당신이 소세지를 먹을때 양념후라이드 치킨을 먹을때 오리훈제구이를 먹을때
삼겹살을 먹을때 그리고 소갈비를 뜯고 있을때... 그 동물들이 어떻게 도축되었는지 지켜본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
소를 도축하는 장면 돼지를 도축하는 장면을 보고 과연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살생(殺生)이란 어느때이던 그어떤 생물이던 간에 잔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개고기를 먹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깨달아야하는 점은 유독 개(犬)가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만하는 이유에 대해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야한다는 것 이다.
엄밀히 말해서 모든 생물의 가치는 동등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지만 우리가 개를 기르는 것이나
소, 돼지를 기르는 것이 그동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인간의 편리에 따라 길들이고 도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축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잔인하다 할 수 있을 것 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인간이 고기를 거부하는 것에 어려운 문제이고... 인간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다른 생명을 죽이는 행위는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 둬야할 것 같다.(그것이 동물이던 식물이던 간에...)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냐고???
육식이던 채식이던 개고기를 먹던 먹지 않던 개개인의 선택에 맞겨야할 문제란 것이다.
물론 초반에 언급했던 시사고발프로의 개고기 유통실태에서 밝힌 개고기 도축 유통과저의 비위생에 대한 문제는 다른관점의
문제이다. 개고기를 먹는다 먹지 않는다의 관점이 아닌 [위생]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개고기 찬/반 논쟁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